그저 그렇게

변화와 부담감

모아사마 2006. 8. 9. 13:03
어제 밤에는 한 친구가 서울에 놀러왔다.
알고 지낸지는 벌써 8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참 많이 다투기도 하고, 이야기도 많이 하고,
그래서 정이 많이 들고, 소중해진 친구이다.

그런 친구가 얼마전부터 툭툭 던지던 말이 있었다.

"나 너네집에서 6개월만 살까?"

그러던 친구가 어제는
4개월이라며 또 툭 던지는 것이었다.

그 친구는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서,
잠깐동안 서울에서 지내야 할 것 같은데,
그동안 살 집을 구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쉬이 그러라고 대답을 해주지 못하였다.
무엇이 그토록 부담 스러웠을까.
그래서 결국에는 툭툭 던지는 친구의 말들에
나는 대답한마디 못해주고 버스를 타고 떠나는 뒷모습을
물끄럼이 쳐다만 보아야 했다.

변화. 그렇다 나는 변화가 두렵다.
최근 나의 삶은 모든 것에 예민해져있다.
그리고 더운 날씨는 그것에 영향을 끼치지 못할 만큼
중요하고 무거운 고민과 걱정들이 내 삶에 가득하다.

그런 지금의 나에게 누군가가 함께 살게 된다면,
나는 더욱더 예민해져버릴 것만 같고,
그 삶이 두려운 것이다.

6개월 전이었다면 쉬이 그러라고 했을 텐데,
지금은 그러지 못해서 참 많이 안타깝고 미안하다.

이 시기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