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렇게

영어로 전화 통화하기

모아사마 2010. 9. 10. 09:13
나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토종 한국인이,
제일 처음 미국에 유학을 왔을 때 겪는 어려움 중 가장 커다란 것은
아마도 "전화로 통화하기" 일 것이다.

상대방의 입모양을 보고, 상대방의 눈빛을 느끼며,
또한 잡음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대화를 해도 쉽지 않은데,
아무런 바디랭귀지가 없이, 깨끗하지 않은 음성으로 통화하는 것은
비단 나에게도 곤욕이고, 순수 혈통한국인에게 적응된 미국인에게도 곤욕이리라.

그래서 무슨 일이 생기면,
늘 이메일이나 인터넷으로 해결을 하려고 했다.
전화 통화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뭐 예를 들면, 요금이 $90(나인티)라고 했는데, 내가 실수로 $19(나인틴)이라고 들어서,
"그거 정말 멋지군요! 그렇게 해주세요." 라고 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이제는 더이상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두가지 이유가 있는데.

1. 미국인들은 아직까지 아날로그를 많이 사용한다.
여전히 이메일로 날라오는 무수한 광고만큼이나, 종이 전단지가 집으로 날아오고,
이메일로 연락하는 것보다, 전화로 연락하는 경우가 훨씬 빠를 때가 많다.
특히,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이메일로 안되는 경우가 많다.

2. 이렇게 도망쳐서는 영어가 더이상 늘지 않겠다 싶었다.
사실 이건 경우에 따라서 좀 다른데,
내가 힘을 가지고 있는 "갑"의 입장이 되면, 무조건 도망치지 않기로 하였다.
예를 들면, 자동차를 사기 위해서 딜러샵들에 전화를 하는데,
이때는 내가 절대무적의 "갑"이 될 수 있다.
내가 정확하게 알아들을 때까지, 상대방에게 다시 말하라고 요구를 한다 ㅎㅎㅎ
물론, 상대방이 내 말을 못 알아들으면, 나는 알아들을 때까지 말해준다. 이것또한 연습이니까.

대신, 내가 "을"의 입장이 되면, 조금은 조심히... ㅎㅎ
예를 들면, 매니저랑 이야기하는 경우라든지. :-)


방금전에 인터넷으로 와인을 주문했는데,
주문한 와인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확인하거나 전화를 달라고 했는데,
냉큼 전화해버렸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