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렇게

리틀 포레스트

모아사마 2020. 5. 11. 17:04

어둑어둑 해지는 머리위 하늘을 바라보다, 눈을 조금 내리면, 높은 빌딩 숲 사이로 빨갛게 지고 있는 그날의 마지막 태양이 보였다.

안녕을 고하는 태양빛 앞에서 나는 여전히 서성거리다, 따뜻한 국물이 일품이었던 칼국수 집을 지나, 사치로만 느껴졌던 인사동 스타벅스 앞을 지나며 나는 사람들 사이로 무작정 걷곤 했었다.

 

화려한 간판들이 하나둘씩 켜져가고 있었고, 거리에는 하루의 고된 일과로 지친 사람들, 그리고 무언가에 들뜬 사람들이 넘쳐나는 틈속에서, 나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우두커니 가던 길을 멈추곤 했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1가 종로 14. 1층 커피빈.

 

그 구석에 숨어서 나는 커피를 마시곤 했다.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셨지만, 나는 여전히 추웠고, 외로웠고, 어렸었다.

도심의 수많은 숲속 들 가운데, 그 커피숍이 나에겐 숨을 수 있는 공간이었고, 나만이 호흡할 수 있는 곳이었다.

 

나는 무엇을 사랑하고, 나는 무엇을 그리워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