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일기

어제는 오래간만에 오래전 일기를 꺼내서 읽어보았다.

8년전에는 내가 이런 기분이었구나,
5년전에는 내가 이렇게 사회 생활을 시작하였구나,
3년전에는 이런 웃지 못할 일들이 있었구나.

10년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너무나 다르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래서 어떠한 모습이 진정한 나의 모습인지
너무나 괴롭고 힘들었었는데...

조금씩 조금씩 과거를 되집어 가다보니깐,
이러해서 내가 이렇게 되었구나,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된다.

나는 조금이라도 성장하였을까.
그냥 많아진 지식이 나를 고지식하게 하고,
나의 감수성을 조금씩 갉아먹은 것은 아닐까.

나는 용기가 참 부족한 사람이다.
식당에 가면 늘 먹던 그 음식만을 주문하며,
사전 지식이 없는 곳에는 여행을 떠날 엄두를 내지도 못하고,
관계를 쉽게 맺지도, 쉽게 끊지도 못하고...

추진력은 있을지언정, 용기가 참 부족한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남은 40년, 50년의 계획을 결정하기가
너무나 두렵고 무섭고,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