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면 시식기

1. 면 삶기
일단, 나는 좀 탱탱한 면발을 좋아한다.
그래서 신라면보다는 수타면을 훨씬 선호하는 편이다.

설명서대로 정확하게 4분을 삶았는데, 일단 보기에는 적당히 삶아진 것 같다.
너무 꼬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풀어지지도 않고.

설명서대로 하면 역시 가장 기본에 충실하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이다.

내가 다음에 한번더 이것을 먹는다면, 3분 30초에서 40초 정도만 삶을 것 같다.


2. 국물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칼칼하면서도 닭 육수의 맛이 약간 난다.
그런데 뭐랄까, 나는 짬뽕처럼 육수에 우러나있는 칼칼함을 기대했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있는.

이맛은 칼국수를 다 끓인 다음에, 싱겁다고 청양고추를 뒤늦게 추가한 그런 느낌이다.
혀는 육수의 묵직함을 주장하지만,
코는 공기중에 떠다니는 칼칼함을 느끼고 있는.

사실, 나는 한국식 백반에서 반찬도 잘 섞어먹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부조화가 그다지 유쾌하지 만은 않다.

그리고 조금 짰다.
다른 라면 국물들보다는 덜 짰지만, 조금만 더 담백하게 만들었으면 어떠했을까 생각을 해본다.


3. 건더기
사실 냉동 건조 건더기에 무슨 기대를 할 수 있겠냐만은,
건더기는 다른 라면에 비해서 조금 더 아쉬웠다.

건더기는 주로 파, 고추등과 같이 얇게 썬 야채들이 주 재료가 되었었는데,
충분히 익은 면이 부드럽게 씹히는 이후에,
아주 얇은 한장의 야채가 치아사이에 남아있었다.

이걸 또 씹어서 먹자니 이상하고, 안씹자니 치아사이에 남아있고, 잠시나마 고민이 되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더기가 별 맛이 없었다.


4. 면.
아무래도 라"면"이 아니겠는가, 국물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라면의 핵심은 면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육수가 면에 충분히 스며들지 못했다.
그리고 육수가 담백한 맛을 추구하다보니,
면을 먹을 때는 그 맛이 너무 약하였다.

그 때문에 첫 면발을 먹을 때는 밀가루 맛이 느껴져서 조금 많이 아쉬웠던 부분이다.
면을 먹으면서, 육수가 면을 따라와서 입술을 적셔야지,
맛있게 라면을 먹을 수 있는데, 꼬꼬면은 이 점이 아무래도 좀 부족하다.


5. 총평.
일단 육수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좀  짜기는 하였으나, 담백하면서 칼칼한 국물 맛을 내기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처럼 보인다.
다만, 일본 라면의 진하구 묵직한 육수맛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약간 짝퉁의 느낌이 많이 났다.

무엇보다, 면을 먹는 것이 즐겁지 않았다.
조금 많이 과장해서 설명하면 밀가루 면을 그냥 물에 삶에서 먹는 느낌 이랄까?
당연히 그정도는 아니겠지만, 육수의 담백함이 밀가루의 단 맛에 눌러버려서 면을 충분히 도와주지 못하였다.

사실 1000원의 돈을 내고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700원짜리 수타면과 비교를 하라고 한다면, 약 2:1 정도로 수타면을 먹을 것 같다.
수타면 2개 먹고, 꼬꼬면 1개 먹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