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을 잠시 멈추고 즐기는 커피 한잔.

박물관에서 나만의 시간을 충분히 즐겼기에,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릴 Union Square로 가기로 하였다. Union Square에는 매년마다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아름다운 조명으로 꾸며놓는 곳이기에, 그곳에서 또 사진을 찍기로 하였다.

당시의 시간이 약 4시정도 되었던 것 같다. 비록 Daylight Saving이 끝났지만, 아직 조명들이 켜지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기에, 지친 다리를 조금은 쉬게할 겸 커피를 한 잔 마시기로 하였다.

내가 기대하였던 커피 가게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도 쉽게 볼 수 있고, 동일한 맛의 Starbucks나 Peet's Coffee가 아니라,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커피집이다.
그들만의 독특한 맛을 만들어낼 수 있는, 향이 좋은 그런 커피집을 기대하면서, 여러 Starbucks와 Peet's Coffee를 지나쳤었다.

그렇게 Union Square를 향해 걸어가다 우연히 발견한 Coffee Bean & Tea Leaf. 내가 한국에 있었을 때 가장 좋아했던 커피집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다양한 홍차의 향기가 가게안을 감싸고 있었고, 살짝 탄듯한 진한 커피에서는 쓰고, 시고, 진한 여운이 느껴졌었기 때문이다.

주저하지 않고, 그곳으로 들어섰다. 이곳에서도 한국에서처럼 다양한 홍차의 향기가 가게안을 감싸고 있었다. 나는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주문하였고, 구석에 자리를 잡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한국에서와 동일한 커피맛. 예전에는 너무나 맛있었던 그 커피의 맛이 이제는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깊고 진한 맛을 추출해내기 위해서 도를 넘어선 느낌이다.

나는 커피에 대해서 그다지 잘 알지도, 그리고 그들이 만드는 것을 자세히 관찰하지도 못하였다. 그렇지만 나의 느낌은, 신맛을 줄이기 위해서 빠른 시간에 추출하려고 노력하였고, 빠른 시간에 진한 향이 나오게 하기 위해서 커피 콩을 너무 많이 볶은 느낌이었다. 물론, 나의 분석에 대해 신뢰도는 전혀 없지만.


그렇지만 조금 지쳐가고 있던 나에게 충분히 맛있었고, 기분 좋게 해주는 커피 한 잔이었다. 한 시간 가량 휴식을 취한 후에 나는 다시 Union Square를 향해서 걸어가기 시작하였다.